▼ 문학공간 ▼/★.좋은글감동글

여름 엽서 ... 이외수

朴正培(박정배) 2011. 8. 21. 19:04

여름 엽서 ... 이외수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Silky Way / Koen De Wolf

 

'▼ 문학공간 ▼ > ★.좋은글감동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과 인생   (0) 2011.08.24
사랑이란  (0) 2011.08.22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0) 2011.08.21
중년의 여름밤  (0) 2011.08.21
빈 마음 - 법정 스님  (0) 2011.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