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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어머니의 일기 ♣

朴正培(박정배) 2011. 9. 19. 23:55

미안하구나,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 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 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 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