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람불고 아주아주 추운 날 어머니는 시집가서 잘 살지못한 딸집을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바람 부는 벌판 배추밭에 어느 부부가 얼기 전에 뽑으려고 부지런히 배추를 뽑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김장을 담그지 못했을 딸의 모습이 떠올라 그 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부부에게 내가 배추를 뽑아줄 테니 작은 배추를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부부는 흔쾌히 허락했고 어머니는 손을 호호 불며 그 밭에 배추를 다 뽑아주고 남는 것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음에 딸네 집에 다달아 너무 기쁜 마음으로 사위에게 자전거를 가지고가 배추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딸은 형편이 넉넉지 못해 올해는 김장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사위가 배추를 실으러 나간 뒤 딸은 어머니가 이렇게 바람불고 추운 날 딸을 위해 일을 해주고 배추를 얻어 왔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께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추운데 떨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배추를 뽑았을 어머니가 눈에 보여 딸은 고맙다는 말 대신에 화를 내고야 말았습니다.
그해 김장은 어머니 덕분에 아이들과 겨우내 잘 먹었습니다. 그러나 딸은 김치를 맛있게 먹을 때마다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그런데 그 어머니께서 어느 날 교통사고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딸은 어머니께 죄송하다고.감사했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 자꾸만 마음에 남았습니다.
오래 전 일인데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려 옵니다.
이제 딸이 며느리를 보고 손자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일이 더욱더 생각나 딸은 오늘도 가슴이 아파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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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자식들을 위해 억척스럽게 희생하셨던 어머니를 불평 없이 가슴으로 안아본 자식들이 몇이나 될까요? 돌아가시고 나서야 깨달으면 무슨 소용입니까? 지금, 효도하세요.
- 효도에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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