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대청봉을 오른다는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불쑥 친구 아내가 무언가를 들고 현관문으로 향했다.
"아니, 어디를 가시려고 그러세요?"라며 급하게 묻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야기들 나누세요..."하면서
자신의 등산화에 무언가를 넣는 것이 아닌가...
등산화에 왜 생리대를 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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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보고 있던 아내가 이상한 듯 다시 물었다.
"아니, 그건 생리대가 아닌가요?"
아내의 말에 현관문을 쳐다보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 친구 아내가 대답했다.
"예... 생리대 맞아요..."
"그런데 그걸 왜 등산화에 넣는 거죠?"
"아, 예...내일 등산할 때 발바닥이 아프지 말라고 속에 생리대를 붙이려고요.."
"그걸 붙이면 효과가 있나요?"
"예, 등산화가 밀리지도 않고 발바닥이 덜 아프답니다. 또 습기 제거에도 참 좋고
발냄새와 땀냄새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생전 처음 듣는 말에 아내와 내가 웃자 친구가 말을 이어갑니다.
"예전에 등산을 좋아하던 사람이 가르쳐준 노하우라고 하는데 정말 발바닥이 덜 아픈가 보더라구..."
"등산화를 신을 때면 늘 저렇게 생리대를 붙이곤 하는데 이번에는 서두르다 미쳐 붙이지 못한 것 같네..."
생리대의 새로운 변신 정말 놀라워...
등산화 한쪽에 생리대 한 개를 붙이는데, 접착제가 있는 곳을 등산화 깔창에 붙여주면 끝이라고 한다. 잠시 후 생리대를 붙인 등산화를 들여다 보니 보기에도 푹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리대를 붙이고 등산을 할 때와 붙이지 않고 할 때와 천지 차이예요..."
"아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거예요... 요즘은 남자들도 등산화에 생리대를 붙인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에 구두가 미끄러워 깔창 안에 테잎을 붙이고 다니는 사람은 본 적 있지만, 등산할 때 생리대를 깔창에 붙인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생리대가 사이즈별로 있어서 등산화 크기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중에 하나라며 웃는 친구. 본래의 용도가 아닌 등산용 깔창으로 사용한다는 생리대, 그 변신이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