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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과 빈마음

朴正培(박정배) 2014. 3. 10. 20:00

 

빈집과 빈마음



시골에 가면 빈집이 많습니다
담이 무너지고 유리가 깨어지고 잡초가 무성합니다

빈집에 들어서면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냉기가 느껴지고 청명한 가을이라도 눅눅합니다

빈집에 들어설 때 이런 느낌이라면
내 마음도 비어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요?

누가 내 마음의 집에 들어설 때
차갑고 눅눅한 느낌을 갖는다면 안되겠지요

내 마음의 집에는 늘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고
따뜻함과 편안함과 밝음이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생각의 방을 닦고 말과 행동의 정원을 가꾸는
일만으로도 우리는 생의 한 가운데를
아름답게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언제나 머무르기를 좋아합니다.
지나치게 주관이 강하고 마음이
닫혀 있는 사람 곁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대한다면
그 사람 가까이 있고 싶어 할 것입니다

다른 이의 말을 잘 들어 주고
마음을 잘 받아 주는 이는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일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애써 주려 하지 않아도
열린 마음으로 남의 말을 경청하려 든다면
그 사람 곁에는 늘 사람들이 머물 것입니다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춰
저 평지와 같은 마음이 되면 거기엔 더 이상
울타리가 없으며 벽도 없을 것입니다.

봄이 되면 넓디 넓은 들판엔
수 많은 들꽃들이 각기 색깔이 다르지만
어울려서 잘들 살아가듯이 그렇게 열려 있는 마음은
편안하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들판에 피어 있는 들꽃들은
여러 모양과 향기가 달라도
서로 시기하지 않으며, 싸우려고 들지 않으며
아무런 갈등도 없이 살아갑니다.

그것처럼 열린 마음은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열린 마음은 강합니다.
저 광활한 들판이 어떤 것과도 자리다툼을 하지 않듯이
열린 마음에는 일체의 시비가 끼어 들지 않습니다

나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 두십시요.
진정 강해지려면,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인이 되려면,
마음을 열고 끝없이 자신을 낮추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