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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부부

朴正培(박정배) 2016. 1. 26. 07:01

“부부와 불륜 구분하는 법 알아요?”

지난 연말 식당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는 내게 아내가 물었다.

물론 알 턱이 없지만

설령 안다고 해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상책이다.

?

이런 질문은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

듣는 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한

“주목!” 같은 것이니까.

게다가 질문 자체가 너무 민감하지 않은가. 

나는 삼겹살을 뒤집으며 고개를 젓는다.

아내는 입맛을 한번 다신다.
“이런 식당 사장님들은 다 안대.

?

주문할 때

남자가 비싼 음식을 이것 저것 많이 시키면

불륜이고,

?

여자가 값싼 음식으로 적당한 양을 시키면

부부래.”

나는 적당히 구워진 삼겹살을

한입에 먹기 좋을 정도로 자른다.
“맞네. 우리도 그렇잖아.”

▶“또 자리에 앉을 때도

부부는 마주 보고 앉는데

불륜은 옆에 딱 붙어 앉는대.

?

부부는 말없이 열심히 먹기만 하는데

불륜은 음식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대화를 한대.”

불륜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데가 있음 이지만

일상적으로는 다르게 사용된다. 

리처드 테일러는

『결혼하면 사랑일까』에서

?

불륜

“두 당사자 중 적어도 한쪽이 결혼한 상태이거나

실질적인 혼인관계를 맺고 동거하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강렬하고 열정적인

성적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

즉 부부 사이가 아닌

이성 간의 성적 관계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좀 이상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그러니까

윤리를 벗어나는 일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왜 배우자 외의 이성과 맺는 성적 관계만을

불륜이라고 하는 걸까?

나는 불의 세기를 약하게 낮춘다.

“다 구워진 것 같은데….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좀 먹읍시다.”


“부부도 가끔 대화를 하긴 하는데

대개 돈이나 자녀 교육 문제로 다툰대.

상대를 비난하거나 윽박지른다는 거야.

?

반면

불륜 커플은

문학이나 영화, 철학이나 예술 같은

우아하고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주로 한대.

신기하게 그런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웃는다는 거야.

?

불륜은.”

아내는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를 하며 웃는다.

이럴 때 나는 좀 난감하다.

아내를 향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나는 일단 우아하게 소주를 한잔 마신다.

?

그리고

삼겹살 한 점과

얇게 썬 마늘과 쌈장에 찍은 고추를

상추와 깻잎에 싼 다음

입을 형이상학적으로 크게 벌려 먹는다.

?

그 꼴을 아내가 애틋한 눈으로 바라본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아내가

소주를 따라 한 잔 마신다.

고기를 먹을 때도 부부는 저 먹기 바쁜데

불륜은

상추에 고기를 싸서 서로에게 먹여준대요.

어때요?

부부보다 불륜이 더 낫지.

우리도 불륜할까?”

몇 번 씹지도 않고

삼킨 쌈이 목에 끅 걸린 것 같다. 
벤 프랭클린은

“사랑 없는 결혼이 있는 곳에

결혼 없는 사랑이 생긴다”고 말했다.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는

결혼 없는 사랑에 빠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

불륜이 결혼생활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이미

실패한 결혼에서 불륜이 생겨나는 것인지 모른다.

?

사람에게는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인정해주는 상대가 필요하다.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나는 조심스럽게 아내에게 묻는다.
“당신 정말 괜찮겠어?”
“무슨 소리야.

우리도 불륜 커플처럼 다정하게 지내보자는데.

?

쌈부터 싸줘 봐요.”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

●. 큰 메뚜기

관광차 한국에 온 일본인이

한국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과천 동물운을 방문했다.

한국 안내원이 기린을 가리키면서 설명했다.

?

"이 기린은 한국에서

가장 키가 크고 가장 목이 긴 기린입니다."

그러자

그 일본인이 비웃으면서 말했다.

"일본 동물원에는

키가 아파트 10층 높이가 되는 기린도 많습니다.

이 기린의 크기는 정말 가소롭군요."

?

한국 안내원은 몹시 기분이 상했지만

꾹 참고 이번에는 코끼리를 소개했다.

"이 동물은 한국에서 가장 몸집이 크고

몸무게도 가장 많이 나가는 코끼리입니다."

?

이번에도

일본인은 허리를 잡고 웃음을 터뜨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일본 동물원의 코끼리는

작은 놈도 몸집이 집채만 합니다.

한국 동물원의 동물들은 크기가 장난감 같군요!"

?

이런 반응에 한국 안내원은

기분이 거의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일본 사람이 캥거루를 가리키며

"저건 무슨 동물이죠?"하고 물었다.

이에

안내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메뚜기다. 인마!"

?

●. 결코 쉽지 않은 문제

다음 세 사람 중 누가 가장 나쁜 사람인가?

(아니면 모두 똑같이 나쁜 사람인가?)

사람들은

A를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고 부른다.

B는 어디에서나

??? "짐승과 똑같은 놈"이라고 불린다.

C에 대해서 말할 때는

?"짐승보다 더한 놈"이라고 한다.

?

●. 경망스러운 사람에 대한 치료약

나이에 걸맞지 않게

상황 파악을 잘하지 못하거나

경망스런 행동으로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빈축을 사는 사람은 시래기

?

(배추 잎사귀나 무청을 말린 것)나

가마솥에서 눌린 누룽지를 먹는 게 좋다.

이런 음식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충분히 먹으면 ''을 많이 흡수하게 된다.

?

사람은 '철이 들면'

쓸데없이 까불거나

경망스럽게 행동하지 않는 법이다.

?

?

●. 우애를 위해 마시는 술

어떤 사람이 술집에 들어와서

술을 주문하면서

술 다섯 잔을 따로따로 따라서

팔라고 했다.

?

술집 주인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손님의 요구대로 했다.

손님은 다섯 잔의 술을 차례로

한 잔씩 마시더니 술값을 치르고 나갔다.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이 손님은

그 술집에 와서 그런 식으로 술을 마시고

돈을 지불하고 갔다.

?

어느 날 손님과 꽤 친숙해진 주인이 물었다.

"손님, 감히 여쭈어보고 싶은데요.

왜 다섯 잔을

따로따로 부어서 술을 마십니까?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

그러자

손님이 대답했다.

"아, 나에게는 형님이 네 분 있답니다.

그러니까 우린 오형제인 거죠.

지금은 이리저리 떨어져 있어서

한 자리에 모이지 못하니

형님들을 생각하면서 술을 마시는 거랍니다."

?

주인은 감탄했다.

"형제간의 우애가 정말 대단하군요!"

며칠 후

이 손님이 술집에 들러서 이번에는

술을 넉 잔만 달라고 했다.

궁금한 주인이 물었다.

"왜 오늘은 넉 잔만 드십니까?"

?

손님이 대답했다.

"내가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는데

의사가 술을 끊으라고 그럽디다.

그래서

오늘 부터는 내가 과감히 술을 끊은 거요."

?

?

?

●. 큰일 날 뻔한 상황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맹구가

변기통에서 신나게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본 의사가 물었다.

"맹구 씨, 물고기가 잘 잡힙니까?"

?

그러자

맹구가 버럭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의사 양반,

당신 미쳤소?

변기통에 무슨 물고기가 산단 말이오?"

?

의사는

맹구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마음속으로

맹구의 병이 거의 나았다고 여기고

기뻐했다.

?

의사가 가버리자 맹구가 중얼거렸다.

"휴~ 십년감수했네.

하마터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낚시터를 빼앗길 뻔했잖아!"

?

●. 겉으로는 멀쩡한 것 같은데

한 젊은 신문기자가 99번째 생일을 맞은

할아버지를 단독 인터뷰했다.

?

노인은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건강하고 사리 판단도 매우 분명했다.

크게 감동한 기자는

1년 후 노인이 100살 되는 날에

다시 인터뷰하러 오기로 노인과 약속했다.

?

기자는

다시 인터뷰하러 오는 그 날까지

건강히

살아 계시라는 인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

("제가 다시 찾아 뵐 때까지 부디 살아 계십시오"라고

말한다면

노인에게 괜히 죽음을 상기시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

"어르신,

1년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상면하기 바랍니다."

그러자

노인의 표정이 갑자기 상기되었다.

그리고

기자의 어깨를 만지면서

?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젊은 기자 양반,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무슨 몹쓸 병이라도 걸린 게요?"